2026년 6월 3일 : 96호

이 책이 지금
세계로 떠난 우주 항해 로맨스
김보영의 대표작 '스텔라 오디세이 트릴로지'가 합본호로 출간되었습니다. 오르페우스가 항해하듯, 연인은 서로를 조금이라도 빨리 만나기 위해 상대성이론에 몸을 맡기고 시간여행을 선택합니다. 남자가 탄 배는 외롭고 여자가 탄 배는 무섭습니다. 당신을 기억하는 내가 살아있는 한 우리의 사랑도 지속되는 것이기에 삶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순정으로 우주여행을 선택한 연인의 애틋한 이야기는 출간 이후 주기적으로 입소문을 타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2026년 영화와 책이 모두 사랑받은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물리학 법칙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주를 배경으로도 인간이 꿈꾸는 것은 결국 이토록 순정하고 보편적인 감정이 아닐까, 이 영화의 흥행을 살펴보며 생각했었습니다. 시간을 접어서라도 연인을 빨리 만나고 싶다는 마음은 문학적입니다. 불가능해보이는 '헤일메리' 작전에 스스로를 던지는 마음, 황진이 시조 속 '동짓달 기나긴 밤의 한 허리를 뚝 베어내어' 님이 오신 날 굽이굽이 펼치고 싶은 마음, 9년을 반으로 줄이기 위해 시간여행을 선택하는 김보영 소설의 마음은 모두 어느 정도 닮아있습니다.
+ 더 보기
김보영의 대표작 '스텔라 오디세이 트릴로지'가 합본호로 출간되었습니다. 오르페우스가 항해하듯, 연인은 서로를 조금이라도 빨리 만나기 위해 상대성이론에 몸을 맡기고 시간여행을 선택합니다. 남자가 탄 배는 외롭고 여자가 탄 배는 무섭습니다. 당신을 기억하는 내가 살아있는 한 우리의 사랑도 지속되는 것이기에 삶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순정으로 우주여행을 선택한 연인의 애틋한 이야기는 출간 이후 주기적으로 입소문을 타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2026년 영화와 책이 모두 사랑받은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물리학 법칙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주를 배경으로도 인간이 꿈꾸는 것은 결국 이토록 순정하고 보편적인 감정이 아닐까, 이 영화의 흥행을 살펴보며 생각했었습니다. 시간을 접어서라도 연인을 빨리 만나고 싶다는 마음은 문학적입니다. 불가능해보이는 '헤일메리' 작전에 스스로를 던지는 마음, 황진이 시조 속 '동짓달 기나긴 밤의 한 허리를 뚝 베어내어' 님이 오신 날 굽이굽이 펼치고 싶은 마음, 9년을 반으로 줄이기 위해 시간여행을 선택하는 김보영 소설의 마음은 모두 어느 정도 닮아있습니다.
누구나 꿈꿀 만한 보편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일까요.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한 번역자 소피 보우만이 영미권 대표 출판사 하퍼콜린스를 통해 김보영을 소개한 이후, 이 책은 영미권 독자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할리우드에서 현재 영화로 개발되고 있다고 하니, 이 책의 항해는 앞으로도 계속 될 듯합니다.
- 알라딘 한국소설/시/희곡 MD 김효선
- 접기
59쪽 : 그러니까 당신이 나를 살린 거야. 당신이 지금 어느 시대에 있든, 이미 죽었든, 살았든, 무한의 별 무리를 여행하고 있든

작가는 지금 _3문 3답
Q :
『탱크』 이후 김희재의 두 번째 장편을 기다리며 “누구를 만나든 그의 소설을 읽어보았느냐고 묻고 다녔다”는 편혜영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한때 같은 성에 살았고』의 출간을 기다렸습니다. 새 책을 내기 전 그간 어떻게 지내셨을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
열심히 일하고 쓰면서 살았습니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어보려고 매일 산책을 하고 나름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기도 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수면 패턴은 들쑥날쑥합니다. 이상하게 침대에만 누우면 생각이 많아져서 잠이 오질 않더라고요. 그럴 땐 자려고 애쓰기보다 소설을 썼어요. 덕분에 지난 이 년 동안 위픽 시리즈와 현대문학 월간지, 자음과모음 계간지, 주간 문학동네, 리디 등을 통해 단편소설도 부지런히 발표했습니다.
+ 더 보기
Q :
『탱크』 이후 김희재의 두 번째 장편을 기다리며 “누구를 만나든 그의 소설을 읽어보았느냐고 묻고 다녔다”는 편혜영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한때 같은 성에 살았고』의 출간을 기다렸습니다. 새 책을 내기 전 그간 어떻게 지내셨을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A :
열심히 일하고 쓰면서 살았습니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어보려고 매일 산책을 하고 나름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기도 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수면 패턴은 들쑥날쑥합니다. 이상하게 침대에만 누우면 생각이 많아져서 잠이 오질 않더라고요. 그럴 땐 자려고 애쓰기보다 소설을 썼어요. 덕분에 지난 이 년 동안 위픽 시리즈와 현대문학 월간지, 자음과모음 계간지, 주간 문학동네, 리디 등을 통해 단편소설도 부지런히 발표했습니다.
Q :
성 안의 폭력은 소리로 묘사됩니다. 방 안쪽에서 벌어지는 일, 집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사람들은 소리로 감지하는데요. 김희재 작가도 유독 신경 쓰는 소리가 있을지, 「그곳에 두고 온 사람은」의 “돌의 울음소리”(198쪽)처럼 각별한 소리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A :
오랫동안 사운드 엔지니어로 일해와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모든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소설에도 소리 얘기를 많이 써요. 제 소설을 읽은 친구들도 제가 유독 소리에 대한 묘사를 많이 한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오랜 시간 신경을 썼던 소리는 소음입니다. 자연스러운 배경 소음은 괜찮은데, 하울링이라고 불리는 피드백 노이즈(삐- 하는 소리인데 가끔 이어폰을 끼우거나 빼는 과정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나 낮은 대역에서 웅웅거리는 전기 노이즈가 들리면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할 때까지 다른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노이즈보다 자연의 소리에 더 신경을 씁니다. 특히 최근, 탐조에 관심을 가지면서 각종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Q :
집과 공포에 일가견이 있는 소설가, 강화길과 편혜영이 추천했습니다. 셜리 잭슨의 고딕소설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가 연상되기도 하는 제목인데요. 집과 공포에 관한 다른 소설 한 권을 추천해주신다면 어떤 책이 있을까요.
A :
편혜영 작가님의 『홀』이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전신마비가 된 오기가 장모의 돌봄을 받으며 집에 고립되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로, 구멍 난 오기의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며 지난 삶의 실체가 드러나고 정황이 밝혀집니다. 이 소설 속의 집도 처음엔 눈부신 미래를 약속하는 듯한 환한 불빛으로 가득 찬 성이었어요. 하지만 사고 이후의 오기에겐 빠져나가고 싶어도 빠져나갈 수 없는, 덩굴 식물이 창문마저 가려버린 감옥이 됩니다. 그 제한된 공간의 폐쇄성과 과거와 현재가 뒤얽히며 뒤로 갈수록 퍼즐이 맞춰지는 서사, 그리고 오기, 아내, 장모의 복잡하고도 날카로운 내면 묘사 덕에 읽는 내내 심리적 공포를 느낄 수 있었어요. 실제로 『홀』은 셜리 잭슨 상의 장편 부문 수상 작품인데요, 영화로도 만들어진다고 해서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 접기

한국문학 MD는 지금 
2025년 <인어 사냥>으로 58세에 황순원문학상 신진상을 수상하며 작가 차인표는 "인생은 끝까지 읽어봐야 결말을 아는 장편소설 같다"며, 계속 써도 된다는 조용한 허락과 격려로 생각한다는 소감으로 잔잔한 감동을 전했습니다. 배우이자 작가인 차인표의 신작 장편소설이 2026년 여름 출간되었습니다.
2009년부터 소설을 세상에 발표해온 작가는 이제 소설을 쓴다는 것에 대해 질문합니다. 매일 동네 도서관으로 출근해 소설을 쓰는 작가 ‘나’는 옛 고구려 화공인 ‘번각’에 대한 이야기를 구상하다 실제 '용'을 마주칩니다. 이 '용'의 형상은 작가의 욕망과 한계에 대해 계속 속삭이고, 소설가인 나는 동네 도서관 사람들과 엮이며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 내게 창작이 무엇인지, 독자와 나의 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합니다.
차인표 작가도 소설을 계속 씁니다. 타인과 나를 연결하기 위해 소설을 쓴다는 작가의 이야기가 궁금해 펼쳐들었다 진지한 질문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창작과 이야기의 관계를 궁금해한 독자라면 작가의 이야기에서 '용'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출판사는 지금 : 민음사
이 책을 읽는 여러분은 실전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비법들을 효과적으로 전수받을 수 있습니다. 일단은, 주인공 문지혁의 좌절을 통해서 그 방법들이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문지혁의 면면을 한번 살펴볼까요? 우선, 이력이 매우 화려합니다. 한마디로 뭐든 될 수 있을 것 같은 ‘고스펙’입니다. 뉴욕에서의 생활, 두 개의 석사 학위, 영어 강의 경력, 다수의 출판 작업까지. 그러나 그가 가진 것 중 많은 것은 좌절과 낙담인 것 같습니다. 대학의 전임 교수 자리도, 소설가로서의 인정도, 그에게는 너무 멀리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이 소설을 지배하는 감정은 연민, 일종의 짠함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막상 이 소설을 읽게 되면 알게 됩니다. 『실전 한국어』를 장악하는 감정은 웃음이라는 걸. 문지혁은 자신의 씁쓸한 상황을 끊임없이 유머의 소재로 활용합니다. 혼자 있을 때 자꾸 생각나는 문지혁의 유머는 삶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다음 판에 뛰어드는 사람이 삶을 사랑하는 방법이자,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면서도 무너지지 않으려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품위 있는 태도처럼 보입니다. 덕분에 문지혁의 실패들은 비극이 아니라 위안으로 다가옵니다. 웃음이야말로 뜻대로 되지 않는 삶에 대처하는 가장 유려한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 더 보기
이 책을 읽는 여러분은 실전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비법들을 효과적으로 전수받을 수 있습니다. 일단은, 주인공 문지혁의 좌절을 통해서 그 방법들이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문지혁의 면면을 한번 살펴볼까요? 우선, 이력이 매우 화려합니다. 한마디로 뭐든 될 수 있을 것 같은 ‘고스펙’입니다. 뉴욕에서의 생활, 두 개의 석사 학위, 영어 강의 경력, 다수의 출판 작업까지. 그러나 그가 가진 것 중 많은 것은 좌절과 낙담인 것 같습니다. 대학의 전임 교수 자리도, 소설가로서의 인정도, 그에게는 너무 멀리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이 소설을 지배하는 감정은 연민, 일종의 짠함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막상 이 소설을 읽게 되면 알게 됩니다. 『실전 한국어』를 장악하는 감정은 웃음이라는 걸. 문지혁은 자신의 씁쓸한 상황을 끊임없이 유머의 소재로 활용합니다. 혼자 있을 때 자꾸 생각나는 문지혁의 유머는 삶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다음 판에 뛰어드는 사람이 삶을 사랑하는 방법이자,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면서도 무너지지 않으려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품위 있는 태도처럼 보입니다. 덕분에 문지혁의 실패들은 비극이 아니라 위안으로 다가옵니다. 웃음이야말로 뜻대로 되지 않는 삶에 대처하는 가장 유려한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웃음과 더불어 인생 실전에 써먹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비밀이 등장합니다. 소설의 중간중간, 지혁은 딸 은채와 끝말잇기 게임을 합니다. 다람쥐, 쥐구멍, 멍게, 게시판, 판타지, 지식, 식당, 당근, 근엄…… 끝말잇기의 규칙은 단 하나. 끝이 다음의 시작이 된다는 것. 끝말을 잇겠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개연성도 없고, 계획도 자꾸 어긋나지만, 문지혁은 인생이 걸어오는 끝말잇기 게임에 군말 없이 응합니다. “언제나 예고 없이 시작하는 이 초대에 응하기로” 하는 것. 이것은 『실전 한국어』가 환기하는 실전 인생의 규칙이기도 합니다.
“강사를 오래 한다고 그 대학에서 전임 교수가 되는 것도 아니었다.” 열심히 한다고 해서 모두가 그에 맞는 보상을 받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도 부정할 수 있는 말이죠. 그러나 반복하며 계속하는 가운데 변화는 생겨나고, 예측 불가능한 변화의 총체를 우리는 인생이라고 부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초급 한국어』에서 『중급 한국어』로, 『중급 한국어』에서 『실전 한국어』로 이어지며 생겨난 변화는 우리가 지금 읽을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인생 보고서가 아닐까요? 제가 이 책을 보며 저를 응원하고 위로하듯, 여러분도 이 책과 함께 여러분의 삶을 응원하고 위로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민음사
- 접기

공포 소설 앤솔러지
점심 햇살이 정수리를 따깝게 내리쬐는 나날입니다. 한여름이 머지 않았습니다. 올 여름엔 호러 소설로 감각적 납량특집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도시’를 배경으로 현실과 환상 경계를 넘나드는 앤솔러지 <태양 공포>에 청소년 소설 독자와 장르 소설 독자에게 익숙한 이종산, 정보라, 허진희가 참여했습니다. 흡혈귀, 피해자, 외부인. 소외된 자리에서 도시 한가운데를 바라봅니다.
‘자이언트 픽’ 시리즈에는 <수상한 한의원> 배명은, <아홉수 가위> 범유진,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 이사구가 참여했습니다. 공포소설을 꾸준히 발표한 소설가들은 ‘회사’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낯설고도 기묘한 이야기로 현실적인 공포, 공감할 수밖에 없는 시대의 공포를 그려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