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깊고 검푸른 여순의 바다는
한 서린 목숨을 수없이 품었구나”
한국 그래픽노블의 긍지, 김금숙
삶이 서린 필생의 역작을 그려내다!
1948년 10월 19일, 말하지 못한 그날의 역사…
유족 증언, 현장답사, 역사 사료, 전문가 취재 등
생생히 복원해낸 최초의 여순항쟁 그래픽노블!
대한민국 만화가 최초로 ‘만화계의 오스카’ 하비상을 수상하고,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를 수훈한 한국 그래픽노블의 대가 김금숙이 ‘여순항쟁 이야기’로 돌아왔다. 저자 스스로 ‘영혼을 갈아서 만든 작품’이라고 칭할 만큼 몸과 마음을 쏟아부어 그려낸 신작 『흰 신』은 10·19 여수·순천 민중항쟁을 그려낸 한국 출판계 최초의 만화다. 1971년 고흥에서 나고 자란 저자는 자신과 아버지의 실제 출신 배경을 바탕으로, 항쟁 및 학살 현장을 발로 뛰며 답사하고, 당시 증인과 연구자들을 직접 취재하면서 사명 어린 역작을 빚어냈다. 저자 자신의 가족사에서 출발해 한반도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확장적 서사가 강렬한 몰입과 감동을 자아낸다.
여순항쟁은 1948년 여수에 주둔하고 있던 국군 제14연대의 군인들이 이승만 정부의 제주4·3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봉기하여 이에 따른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다수의 민간인이 학살당한 사건이다. 당시 대한민국 최초의 비상계엄이 선포되기도 했으며, 그 희생자만 수천~수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나 8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제대로 된 조사 한번 이루어지지 못했다. 흰색 신발을 신었다는 이유로, 군용 속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바짓가랑이에 흙이 묻었다는 이유로 봉기군으로 몰려 죽임당한 이들과 그 유족들은 ‘빨갱이’라는 낙인에 억울함을 호소하지도 못한 채 오랜 침묵의 삶을 살아왔다.
작품은 1948년 여순항쟁과 1980~90년대 비상계엄 및 민주화운동 시기를 교차하면서 오늘날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왜 무섭고 끔찍한 학살을 반복하는가? 왜 전쟁을 거듭하는가? 국가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12·3 내란 사태와 세계 곳곳에서 빈발하는 전쟁을 몸소 겪고 있는 독자들이, 잊을 수 없는 역사를 냉혹히 외면해온 한국사회가 이제는 꼭 마주해야 할 이야기를 담았다.
줄거리: 상아는 엄마 집에 두었던 자신의 낡고 오래된 흰 운동화가 사라졌음을 발견한다. 그 운동화는 돌아가신 아빠에 대한 상아의 유일한 추억이었다. 그날 저녁, 상아는 아빠를 떠올리며 ‘왜 아빠는 어릴 적 이야기를 한번도 해주지 않았는지, 고모들은 왜 그리 일찍 돌아가셨는지’ 궁금해하던 중 갑작스레 자신의 어린 시절과 아빠의 20대 시절로 유체 이탈을 하게 되는데…




내가 언니 오빠를 따라 뛰어놀던 고흥의 팔영산. 이곳에선 여순항쟁과 한국전쟁 당시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유골들이 나의 고향 땅에서 바람 불고 비 오면 서성댄다. 나는 어렸을 때 비만 오면 우리 집 뒷산에 있던 대나무 숲에서 귀신들이 우는 소리를 들었다.
아빠는 여순항쟁을 어떻게 살아냈고 어떻게 기억할까? 나는 아빠 생전에 묻지 못했다. 그 시대를 기억하고 아빠를 알던 사람들도 모두 돌아가셨다. 그러니 나는 영원히 알 수가 없다. 그 답답한 마음에, 아빠를 만나고 싶고 이해하고 싶고 아빠의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진실을 알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픽노블 『흰 신』은 대한민국 최초의 계엄령 하에 일어났던 여순항쟁에 관해 유족들의 증언 및 연구자들과의 인터뷰, 현장답사, 문헌기록 그리고 1990년대 민주화 투쟁을 했던 우리 세대의 경험과 실화를 바탕으로 쓰고 그렸다. ‘흰 신’이라는 제목은 엄마와 여러 유족의 증언에서 비롯되었다. 여순항쟁 당시 사람들은 흰 신을 신었다는 이유로 잡혀갔다. 정말 흰 신을 신어서였겠는가? 그저 닥치는 대로 사람을 잡아 죽이기 위한 핑계는 아니었을까?
여러차례 남도로 내려가 유족들을 만났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땅, 내 부모와 조상이 농사짓고 살았던 땅을 밟으며 그들의 억울함과 슬픔, 가난 속에서도 살아낸 생명력을 마주했다. 작업하는 동안 단 하루도, 단 한순간도 여순항쟁의 영령을 떠나지 않았던 것 같다. 몸으로 그렸다. 손에, 발에 먹물을 묻혀 그렸다. 몸과 마음과 정신과 영혼의 기록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 「작가의 말」에서
잊으라고 해서는 안 된다. 언제 적 이야기를 아직도 하고 있느냐고 답답하게 여겨서는 더더욱 안 된다. 아무리 긴 시간이 지나도 절대 잊지 말아야 하는 일들이 있다. 어떤 이유로든 사람이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 국가가 국민을 죽여서는 더더욱이 안 된다. 왜 죽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죽은 자들의 한은 민족의 영혼을 좀먹으며 영생한다. 작가의 아버지가 죽은 누이의 시신을 찾아 산중을 헤매던 그 밤은 아버지만의 밤이 아니다. 우리 민족의 밤이다. 김금숙 작가가 되살려낸 그날의 밤이, 우리 민족의 그 어둔 밤이 다시 환히 밝아지기를!
- 소설가 정지아
어머니는 평생 여순사건을 입에 올리지 않으셨다. 여순으로 아버지를 잃은 내게 어머니가 늘 하시던 말씀은 “앞장서지 마라. 지고 살아야 한다”였다. 억울한 고통 속에 부모를 잃고 뿔뿔이 지내온 유족들에게 『흰 신』은 마침내 침묵의 한을 달래줄 선물이다. 흰 신에 새겨진 살벌했던 역사를 고요하게 펼쳐낸 이 거작을 마주하며, 여순항쟁 2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감사의 마음으로 추천한다.
- 여순항쟁 여수유족회장 서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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