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명지대 석좌교수)
: 내가 알기에 창경궁의 대온실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로, 일제가 순종을 창덕궁에 유폐시킨 뒤 왕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동물원과 함께 1909년 건립한 것이다. 철골 구조와 유리, 목재가 혼합된 이 근대 건축물은 창경궁 수난사에서 살아남아 지금은 야간개장까지 하는 명소가 되었다. ‘대온실 수리 보고서’라는 제목에 이끌려 반은 의무감에서 대충 읽어보려고 하였는데 소설의 구성이 박진감 있게 전개되어 단숨에 독파하게 되었다. 장인정신에 투철한 소목장의 집념과 관할 공무원의 무심함이 좋은 대비를 이루는 가운데 소설은 창경궁의 아름다움, 대온실의 역사, 그 안에 담긴 식물에 대한 묘사, 대온실 건축 구조의 세세함까지, 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철저한 고증과 예리한 관찰로 이루어져 있어 그 풍성한 서사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였다.
정서경 (시나리오 작가)
: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제일 많이 한 생각은 ‘어떻게 이런 대사를 쓰지?’였다. 아마 작가는 오랜 시간 사랑하는 사람에게 둘러싸여 그들이 주고받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 말들 너머로 사람들의 마음을 읽으면서. 이 소설에는 나뭇잎의 잎맥처럼 섬세하게 그려진 인물들의 마음이 가득하다. 그것들의 모양과 색깔, 두께와 반짝임이 다 달라서 다양하고 진귀한 식물로 가득한 온실을 거니는 것 같다. 그곳을 걷는 동안 나는 섬세한 마음을 가진 작가의 커다란 야심을 읽는다. 이렇게 작고 투명한 나뭇잎들을 모아 커다랗고 세찬 이야기를 만들고자 한 생각. 여러 줄기의 시간에서 흘러나온,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장소로 모여드는 이 거대한 이야기가 살아갈 수 있도록, 작가는 투명한 유리와 단단한 철재로 큰 집을 지었다. 추운 겨울밤 그곳에 불이 켜지면 얼마나 아름답고 황홀할 것인가.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간과 장소와 상상력의 모든 한계를 거슬러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렇게 눈부시게 반짝이는 집을 뚝딱 지어낼 수 있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