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읽고, 쓰고, 책으로 만드는 사람들은 마음속에 어떤 단어를 품고 있을까? 아침달에서 책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 아침달에서 시집을 출간한 시인들, 아침달을 좋아하는 독자들과 함께 써 내려간 『여름어 사전』을 출간한다. 총 157개의 단어로 구성된 이 책은, 여름이면 떠오르는 단어를 골라 기존의 뜻을 넘어 자기만의 이야기로 의미를 만들어가는 책이기도 하다. 우리 피부 안에 흐르는, 눈동자에 머물러 있던 여름 풍경을 불러 모아 새로운 여름을 정의 내린다.
여름에 나타났다가 불현듯 사라진 줄 알았던 장면들이 단어로 하여금 상영되는 동안, 우리는 보다 여름을 더 풍성하고 깊게 감각해볼 수 있다. 우리는 앞으로 몇 번의 여름을 더 만나게 될까? 이미 지나온 여름에게 다가올 여름을 만나게 해주는 일로, 157개의 단어에 맺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여름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는 단어들부터, 여름이면 신기루처럼 사라지던 단어들까지. 여름을 다양한 경로로 만날 수 있는 단어들을 통해, 지난여름보다 아름답고, 다가올 여름보다 애틋해질 풍경을 만나보시길 바란다.
아침달 편집부 (지은이)의 말
책은 혼자 갈 수 없는 말들의 여정에 동행한다. 서로를 업고, 때로는 부축하며, 언젠가는 멀찍이 떨어져 그림자밟기를 하며. 말없이 동행하는 이 여름의 단어들이 다가올 여름을 마중하고, 지나간 여름을 배웅할 것이다. 무심코 펼친 단어와 우정을 나누다가 때론 나의 이야기를 돌려주면서.
읽자마자 잊히는 단어들 사이에서도 끝내 사운거리는 단어의 꼬리를 잡는 여름. 차갑게 짓고 있던 얼굴에서 뜨거운 뺨을 꺼내어 함께 부대끼는 일. 이 책은 우리가 끝말잇기처럼 여름의 단어를 서로 엮어다 여름을 함께 움직여보았다는 뜻일 테다. 단어 안에서 만나본 적 있다는 약속의 징표이자, 시간에 다가서는 새로운 자세. 여름도 내내 궁금해할 것이다. 우리 마음속 맑게 헹군 단어,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떻게 기억하고 있었는지.
2025년 6월
기획의 말